
시니어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알아보자는 마음을 먹고, 어떤 책들이 있는가를 찾았습니다. 한 권씩 한 권씩 읽어가면서 시니어를 탐구 중입니다. 저는 그동안 살아오면서 꽤 많은 책을 읽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만, 한 장 한 장 넘겨갈 때는 내가 지금 이러한 내용에 대해 알아가고 있다는 건 의식하지만, 책을 덮고 나면 기억나는 게 거의 없습니다. 방금 읽은 책이 그럴진대, 몇 주 전은 물론이고 몇 년 전에 읽었다고 추정되는 책꽂이에 얌전하게 꽂혀 있는 수많은 책들을 보면 마치 서점의 신간 코너 앞에 서 있는 느낌입니다. 저의 독서력이 이렇기에, 그나마 조금이라도 책에 적혀 있는 내용을 건지기 위해서는 글로 써가며 정리하고 리뷰해봐야 합니다. 그래서 짬나는 대로, 책을 읽는 대로 리뷰해보겠습니다.
우리는 시니어를 알고 있는가?
첫 번째로 택한 책은 미래의 창에서 2022년 12월 9일 출간한 <뉴그레이>입니다. 부제는 ‘마케터들을 위한 시니어 탐구 리포트’입니다. 저자는 세 명입니다. 정지원, 유지은, 염선형인데요, 책날개에 적혀 있는 저자들의 프로필을 보면 광고업계 분들입니다. 그중에서도 ‘브랜딩’에 대한 전문가입니다.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좁게는 광고업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보라고 썼습니다. 마케터들은 대중의 니즈를 제대로 읽어야 하는 업을 합니다. 요즘 대중 하면 열이면 열 얘기하는 건 이른바 ‘MZ세대’이죠. 책도 MZ, 방송도 MZ, 정부도 MZ, 이곳저곳 요즘 MZ세대를 얘기합니다. 이들을 알아야 지금 세상을 제대로 알 수 있다는 거지요. <90년대 생이 온다>라는 책이 초대형 베스트셀러가 된 것이 상징적인 현상입니다. 며칠 전 OTT채널 티빙에 올라온 흥미로운 다큐멘터리가 있는데요, <MBTI vs. 사주>인데요, 출연자도 MZ, MZ들을 주 타깃으로 하고 있습니다. MBTI나 사주명리라는 것이 결국 자신을 알고 싶어 하는 이들을 위해 핫한 도구들인데, 이런 프로그램이 제작되었다는 이유도 MZ세대가 도대체 어떤 친구들인지 궁금하다는 것이죠. 책의 전반적인 내용은 광고인들이 쓴 책답게 시니어에 대한 통찰을 보여주는 모범적인 시니어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기업의 사례를 많이 보여줍니다. 포인트는 시니어에 대해 우리는 과연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면서, 시니어는 욕망이 있는 분들이고 그들의 욕망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그들에게 진정으로 다가설 수 있다는 것입니다. 크게 두 가지 테마로 나누고 있는데요, 1부는 '당신이 생각하는 노인은 존재하지 않는다', 2부는 '시니어를 움직이는 4가지 욕망'이다. 1부에서는 나이를 버리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와 시니어들이 진짜로 원하는 것에 대한 얘기를 전개합니다. 2부에서는 시니어의 욕망을 4가지로 나누어, 개성, 관계, 취향, 성장에 대해 얘기합니다. 프롤로그를 보면 이 책에서 어떤 내용을 다룰 것이라는 걸 전체적으로 알 수 있는데 살펴보기로 합니다.
44세 이상은 사람도 아냐?
“44세 이상이 되면 사람들이 사라지기라도 하는 걸까?”라는 질문을 던진 사람이 있습니다. 손솔레즈 곤잘레즈라는 마케터가 품은 의문인데, 그녀는 P&G, 로레알 등에서 오랜 시간 경력을 쌓은 전문가입니다. 무슨 얘기일까요. 자신이 업을 하고 있는 뷰티업계는 주요 고객은 10대 후반에서 44세까지였습니다. 화장품을 만들 때도, 광고를 할 때도 18세에서 44세 사이의 사람, 그것도 거의 여성에게 보여준 것이죠. 누구나 결국은 44세 이상이 될 텐데, 45세가 되는 사람들에겐 화장품을 권하면 안 되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던 거죠. 그녀가 던진 이 질문은 제가 몸 담고 있는 방송업계에서도 똑같이 던질 수 있습니다. TV가 주 타깃으로 삼는 시청자는 2049입니다. 20세에서 49세까지의 사람들이죠. 이 얘기는 10대나 50대 이상의 사람들이 보게 하려는 방송 프로그램은 별로 만들지 않는다는 겁니다. 시청률도 모든 세대의 수치가 나오지만, 제작진들이 매의 눈으로 분석을 하는 쪽은 2049 시청률인데 이름도 '타깃시청률'이죠. 곤잘레즈의 질문을 그대로 대입하면, “20세가 안 되면 TV를 보고 싶지 않고, 50세가 되면 사람들이 TV 앞을 떠나기라도 하는 걸까?” 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TV를 좀 더 많이 보는 이들은 40대 이상이고, 5060 시청률은 2049 시청률보다 높습니다.
시니어에 대해 알아야 사는 시대가 다가온다
현실은 이런데 왜 마케팅에서는 다르게 생각하는 걸까요. 이유는 있습니다. 44세 이상, 시니어 분들은 데이터를 만들기가 힘들고, 신제품이나 이슈에 반응하는 속도가 젊은 층에 비해 현격히 떨어지고 바이럴 효과도 떨어진다는 거죠. 그러니 시니어에 대해서는 안 그래도 관심사 밖에 있었는데, 데이터도 없고 소통도 잘 안 되니 그들을 위한 기획을 하기도 어려워진다는 악순환에 빠지는 것입니다. 액티브 시니어니 뉴시니어니 스마트 시니어니 하는 얘기는 들어보셨을 겁니다. 하지만 그러한 타이틀이 진정으로 시니어들을 알고 있다는 얘기일까요.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이렇게 저자들은 스스로 마케팅의 현장에서 일하면서 자신들은 시니어에 대해 제대로 모르고 있음을 고백하면서, 이제라도 제대로 알아보자고 다짐합니다. 계기가 있습니다. 시니어 시장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지금까지의 생각을 서서히 교정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전망인데, 바로 '시니어 시프트'입니다. 2025년에 대한민국은 초고령사회로 접어듭니다. UN 기준 65세 이상의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20%를 넘는 사회. 중요한 건 우리나라의 시니어 세대로 들어오는 이들이 베이비붐세대는 물론이고, X세대가 바짝 붙어 대기 중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곧 맞이할 사회의 시니어들이 지금까지 시니어 하면 떠올렸던 ‘노인’, ‘어르신’이 아닌 꽤 다른 시니어, 지금까지 보지 못한 새로운 시니어가 되지 않겠습니까. 이러니 우리는 이제, 시니어를 공부하고 알아야 하는 겁니다. 이제 겨우 프롤로그 얘기했습니다. 뭐 어떻습니까. 계속 읽어나가면서 공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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