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터들을 위한 시니어 탐구 리포트 <뉴그레이>의 2부는 '시니어를 움직이는 4가지 욕망'이라는 테마입니다. 개성, 관계, 취향, 성장으로 새롭게 등장한 시니어의 욕망을 다룹니다. 간략하게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1. 마이크로 시니어
언젠가부터 세대를 규정할 때 숫자가 아닌 가치로 표현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마도 ‘X세대’가 처음이 아닐까 싶은데요, 요즘은 열이면 열 'MZ세대'를 말합니다.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사람은 백인백색, 다 다르지만 자꾸 일반적인 틀로 묶으려 합니다. 그래야 나타나는 현상에 대해 설명을 시도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나이가 점점 늘어갈수록 개인 개인은 점점 달라집니다. 그만큼 경험하는 세월이 많기에, 받아들이는 것도 많기에, 더욱 달라집니다. 그래서 시니어 세대는 X세대니, MZ세대니 하는 식으로 한 묶음으로 보면 오해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시니어 시장은 마이크로 시장이고, 시니어야말로 개성적인 존재들입니다. 40만 팔로워를 보유한 인스타그래머 이찬재, 안경자 부부는 손자들을 위해 글과 그림을 올리는 것으로 주목받는 시니어입니다. 60대 일본인 부부 본과 폰도 85만 팔로워를 보유한 스타급 인플루언서입니다. 은퇴한 후 무슨 생각에서인지 부부의 일상을 기록으로 남기려고 시작했습니다. 이밖에도 시니어 모델 김칠두, 김광택, 문숙과 유튜버 밀라논나, 재단사 여용기 등 개성이 철철 넘쳐흐르는 시니어들이 차고 넘칩니다.
이렇게 백인백색으로 넘쳐가는 시니어를 사로잡으려면 브랜드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개인 맞춤’으로 가야 합니다. 온라인에서는 이미 현실화되었죠. 오프라인에서도 점점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자신의 피부색에 맞춰 즉석에서 제조되는 화장품, 체형을 3D로 스캔하여 정확하게 치수를 재서 그에 맞는 속옷을 제시하는 속옷 브랜드, 얼굴선을 측정하여 수면 시 피부에 대한 압력을 줄이는 베개, 자신의 체형에 맞춰 의자의 높이와 모양 등을 맞출 수 있는 의자 등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저는 예전에 음식 프로그램을 하면서 이런 생각을 한 적 있습니다. 식당에 한의사가 상주하고 있어 손님이 들어오면 즉석에서 맥을 재고 간단한 진단을 하여 맞춤형 식단을 제공하면 어떨지. 시니어 시장이 쉽지 않은 이유는 이 세대가 거대하게 묶을 수 있는 단일시장이 아니라 마이크로 시장이 집합을 이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시니어 시장에 뛰어들고자 하는 기업이 있다면 이 점을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2. 관계의 사각지대
제목이 생각이 안 나는데, 유럽에 이런 방송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조부모와 손주가 함께 여행을 갑니다. 재미의 포인트는 손주가 어떻게 조부모에게 들키지 않고 유흥을 즐겨 나가는가, 입니다. '글램핑'도 있습니다. '스킵 제네레이션 여행'이라는 아이템도 있습니다. 들어보신 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글램핑은 조부모와 손주가 함께 하는 캠핑입니다. 특이한 관계이죠. 중간의 부모 세대가 스킵되는 관계입니다. 이렇게 최근 관계가 재구성되는 걸 점점 찾아보게 됩니다. 주변에 이런 관계가 어디에 있을까 찾아보기를 생각했다면, 멀리 가지 말고 유튜브를 열어보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70 평생을 일만 하며 가족을 위해 살아오던 할머니가 병원에서 치매 위험 진단을 받게 됩니다. 할머니에게는 27세 손녀가 있었는데요, 기특한 생각을 합니다. 다니던 회사를 때려치우고 할머니와 단 둘이 호주로 여행을 갔고, 그 과정을 촬영한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는데, 그야말로 대박이 터집니다. 짐작하시겠죠, 유튜브 대표가 한국에 와서 만나기도 했던 박막례 할머니입니다. 일본에도 88세 시니어 인플루언서인 실버 테츠야 할아버지가 있습니다. 우연히 손자의 옷을 입고 찍은 사진이 트위터에서 대박이 터졌습니다. 이렇듯 달라진 느낌의 시니어와 MZ가 만나 지금까지 보기 힘들었던 컬래보레이션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관계의 변화는 모녀 사이에도 오고 있고, 1인 시니어의 일상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렇게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이유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모두 경험한 첫 번째 시니어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 점을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3. 욕망을 욕망하는 시니어
나이에 대한 고정관념이 깨지고 있습니다. 시니어들도 점점 자신의 기준대로 스스로의 삶을 꾸려가기 시작했습니다. 자신 내부에 숨겨져 있던 욕망을 거침없이 드러냅니다. 자신의 욕망을 위해, 더 이상 가족이 아닌, 자신을 위해 소비하는 시니어가 등장했습니다. 밤 12시. 누군가가 PC에 접속하여 티켓팅에 성공합니다. 마우스를 조작하는 손은 누가 봐도 주름진 손입니다. 다음 장면은 자동차에 타고 어딘가로 출발하며 신이 나 있는 4명의 여성 시니어들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자막이 나타납니다. - 시니어 문화생활, 20대 추월. 60세 이상 문화 예술 관람률 76.4% - 자동차 광고인데요, 시니어들의 욕망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시니어에게 건강은 더 이상 무병장수가 이슈가 아닙니다. 근력 운동을 하며 멋진 신체를 보유하는 것을 더 쳐줍니다. 이렇게 시니어가 무엇을 실제로 원하는지를 봐야 합니다.
4. 불완전주의자 시니어
시간은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주어지지만, 누군가는 '자란다'라고 하고, '성장한다'라고 하는데, 시니어에게는 '늙어간다'라고 합니다. '완성을 했고, 저물어 간다'고도 표현합니다. 하지만, 시니어는 정말 성장을 하지 않는 걸까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시니어가 관심을 크게 가지고 있는 분야는 자기 계발입니다. 공부입니다. 아침 9시에 동네 도서관을 가면, 줄을 서서 들어가 좋은 자리에 앉아 공부에 매진하는 시니어를 찾는 건 너무도 쉬운 일입니다. 도서관 바로 앞 공원에서는 골프채를 휘두르며 커뮤니티 활동을 하는 활기찬 시니어들이 있습니다. 그렇게 지금의 시니어는 사회와 적극 연결되어 매일매일 성장하고 있습니다. 노사연의 노래를 임영웅이 맛깔스럽게 불렀던 가사, 시니어는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것이 맞습니다.
매우 거칠게, <뉴그레이>를 읽었습니다. 예비 시니어로서, 시니어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얻었습니다. 책에서 알게 된 시니어에 관한 통찰을 기반으로, 시니어에 대한 관찰과 공부 계속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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