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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작가가 풀어보는 시니어 정보

파크골프, 언제부터 치기 시작한 걸까?

by 듀스원 2023. 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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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문한 탓인지, 저는 파크골프가 우리나라에 도입된 지 몇 년이 안 된 줄 알았습니다. 동네 공원을 지나가면서 파크골프를 즐기시는 시니어분들을 본 게 얼마 되지 않았기에, 그런 줄 알았습니다. 알면 보인다고, 조금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니, 파크골프가 들어온 지 꽤 되었고, 각 지자체의 육성 사업 중 하나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파크골프에 대해 조금 더 알아봅니다. 

 

파크골프의 시작은 일본

공원의 'Park'와 골프의 'Golf'가 합쳐져, 말 그대로 공원에서 하는 골프를 뜻하는 파크골프는 언제, 어디에서 시작된 걸까요. 창시자가 명확하게 나와 있습니다. 일본의 마헤하라 아츠시라는 분입니다. 그는 일본 최북단 홋카이도 마쿠베츠라는 곳에 살았는데요, 산책을 자주 하던 엔베쓰 강의 한 부지가 유휴지로 방치되어 있는 것을 보면서 활용 방법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그는 평소에 골프를 즐겼기에, 궁리 끝에 지형에 맞게 변형을 하여 개발하게 된 것이 지금의 파크골프입니다. 그때가 1983년이었습니다. 이렇게 일본에서 탄생한 파크골프는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가 지금은 약 60여 개 국가에서 즐기는 생활체육 종목이 되었습니다. 

 

대한민국에는 언제, 누가 들여왔을까요. 2003년 정무장관을 하셨던 김윤덕이 대한파크골프연맹을 설립한 것이 시초입니다. 그해에 제1회 한일국제교류파크골프대회를 서울올림픽공원에서 개최하여 우리나라에서도 파크골프가 시작이 되었음을 알렸습니다. 당시 대회에는 창시자 마헤하라 회장도 초청되어 왔습니다. 한 분 더 있습니다. 2003년 당시 김윤덕 장관과 함께 일본으로 가서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국제파크골프지도자 인증을 받은 분이 있는데요, 대한노인체육회 소속 대한파크골프연맹 천성희 회장입니다. 71세의 당당한 시니어로서 현재도 파크골프의 대중화를 위해 앞장서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파크골프의 시작

천성희 회장은 대구에서 파크골프장을 조성하기 위해 고군분투했습니다. 파크골프를 도입했을 당시 대구에는 파크골프장이 단 한 곳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파크골프가 시니어가 즐기는 생활 스포츠가 되기 위해선 저렴하고 접근성이 탁월한 파크골프장이 있어야 했습니다. 시의 지원을 받기 위해 지자체를 수도 없이 드나들며 요청을 했습니다. 그런데, 시의 지원으로 조성하기 위해서는 관련 종목의 생활체육 동호인 단체가 있어야 했습니다. 천 회장은 여러 사람들을 만나 7개의 구 협회를 조직한 뒤에 시 협회를 만들었고, 그 결과 대구 최초의 파크골프장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그 후에도 꾸준히 지자체의 문을 두드려 전국에 파크골프장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즐기는 동호회원들도 늘어났습니다. 더 많은 이들이 제대로 즐기기 위해선 지도자를 양성해야 했기에, 계명대학교에 파크골프학과도 생기게 되었습니다. 여러 노인대학에 파크골프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야외에 있을 수밖에 없는 파크골프장은 눈이나 비가 오면 제대로 즐길 수 없었고, 이동이 여의치 않은 어르신, 장애인들은 파크골프를 즐기기가 쉽지 않습니다. 천 회장은 2014년 대구광역시에 제안하여 스크린파크골프를 최초로 개발, 노인복지관과 종합복지관 등에 보급했습니다. 많은 시니어들과 장애인 및 학생들이 즐긴다고 합니다. 

 

게이트볼을 넘어 파크골프로

파크골프가 시니어가 즐기는 생활체육계의 판도를 바꾸어 나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게이트볼을 즐기던 시니어와 허리와 무릎이 좋지 않아 여력은 있어도 골프를 즐기지 못했던 시니어들이 이제는 파크골프장을 찾고 있습니다. 그러자 각 지방자치단체들에서는 미래 동력으로 파크골프를 설정하고, 파크골프장 조성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파크골프장은 기존의 골프장 같이 상상을 초월하는 공간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산을 깎아 조성하지 않아도 됩니다. 지역의 공원이나 하천 부지 등을 활용하기 때문에 지자체에서 조성하고 운영하고 있습니다. 점점 잘 조성되어 입소문이 난 각 지역의 파크골프장에는 전국 각지에서 동호인들이 찾아와 숙박을 하면서 라운딩을 즐기는 경우가 늘어나, 지역 경제를 살리는 데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인기가 많은 파크골프장은 경기도 양평에 있는 양평파크골프장과 강원도 화천파크골프장입니다. 양평파크골프장은 일반 홀이 63홀이고 장애인 홀이 18홀의 넓은 규모와 시설을 자랑합니다. 한 해 평균 6만여 명의 동호인들이 찾아 즐긴다고 합니다. 산천어축제로 유명한 화천군은 코로나19 때 취소했던 다양한 축제들을 보면서, 파크골프를 지역 경제를 활성화 하는 데 도움이 될 새로운 동력으로 삼았습니다. 산천어축제를 개최했던 공원에 18홀 규모의 산천어파크골프장을 조성했고, 전국에서 파크골프를 사랑하는 동호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화천군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좋은 시설의 파크골프장을 계속 조성해 가겠다고 합니다. 이 외에도 여수시, 영천시, 오송시, 합천군, 음성군, 보성군 등이 파크골프장을 확충하거나 조성하고 있습니다. 

 

파크골프는 18홀 2시간 정도의 경기를 즐기는 데 1만 원 이하의 비용이면 되기 때문에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대구 수성구에서는 지역 최초로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리틀파크골프단이 창단되는 등, 시니어 세대를 넘어 남녀노소가 즐기는 가족 생활스포츠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시니어 골프대회와 시니어 국가대표 육성도 계획 중이라고 합니다. 제가 살고 있는 고양시 덕양구에서도 공원에 있는 파크골프장에서 채를 휘두르는 시니어 분들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5월에 대회도 개최한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습니다. 늘 그렇게, 활기 넘치는 공원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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