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많은 시니어 분들이 열중하고 있는 파크골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집과 도서관 사이에 있는 공원을 걷다가 문득 발견했고, 이제는 그곳을 지나갈 때면 언제나 그 자리에서 자신들의 삶을 즐겁게 경쾌하게 살아가고 있는 파크골프에 대한 정보를 말씀드립니다.
공원 그린 위 시니어 우즈와 어르신 박세리들
집 근처에 있는 작은 도서관을 자주 이용합니다. 집을 나서 도서관으로 가려면 꽤 멋진 공원을 지나가야 하는데요, 언젠가부터 아담한 컨테이너 박스가 보이더니, 바로 옆에 신발의 흙을 강한 바람으로 털어주는 기기가 설치되었다는 걸 알았습니다.(뭐라고 부르는 건 지는 잘 모르겠네요) '이게 웬 떡이야?' 하며 제 신발에 흙이 많이 묻지 않았지만 권총처럼 생긴 건을 손에 쥐고 괜히 강한 바람을 쏘여주곤 했습니다. 일 마치고 집으로 오는 길에 무슨 산을 타고 넘어온 것도 아니지만, 강한 바람으로 인해 발도 시원하고 겸사겸사 옷에 묻은 먼지들도 떼어 버릴 수 있으니까요. 며칠 후에 또 공원을 지나가는데, 이번엔 얼핏 봐도 꽤 많은 수의 시니어들이 푸른 인조 잔디 위에서 뭔가를 하고 계셨습니다. 골프채 같지만 골프채 같지 않아 보이는 기다란 장비를 손에 쥐고, 진지한 표정과 몸짓으로 그린 위의 공을 쳐서 구멍에 넣는, 그야말로 골프를 즐기고 계시더라고요. 이게 뭔가 했습니다. 처음엔 게이트볼인가 싶었는데, 좀 더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휘두르는 채가 골프채에 비해 작고 골프공과 비슷하지만 좀 다른 공을 사용하며, 가방을 메고 따라다니며 코치해 주는 캐디만 없을 뿐, 미니 골프였습니다. 궁금증이 생겨 스마트폰을 열고 검색해 보니, '파크골프'라는 이름의 스포츠라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관심을 가지면 더 잘 보인다고 했나요. 앞만 보며 걷기 바빴던 그 공원엔 어느샌가 두 구역에 꽤 큼지막한 파크골프장이 조성되어 있었고, 각각 서너 홀이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정확히 무슨 요일 몇 시부터 모여서 게임을 즐기시는 진 모르겠지만, 꽤 많은 어르신들은 이미 그린 위의 타이거 우즈가 되어 있었고, 박세리로 빙의되어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에 시니어들을 중심으로 붐이 일고 있다는 기사를 본 것 같은 바로 그 파크골프가 우리 동네에도 상륙했더라고요.
파크골프의 규칙과 장비
파크골프의 규칙은 간단합니다. 첫 타를 시작하는 곳(티잉그라운드)에서 홀컵까지를 1홀로 하고, 기본적으로 9홀 단위로 구성됩니다. 18홀이 1라운드입니다. 물론 이건 원칙적인 면의 규정이겠고, 각 지역마다 있는 공원의 규모에 따라 적절하게 홀을 구성하겠죠. 티샷을 하면 자신이 친 공이 있는 곳으로 몸을 움직이고, 공이 깃대에서 먼 순서대로 두 번째 샷을 치면 됩니다. 일반 골프가 파3, 파4, 파5 홀이 있다는 건 알고 계시죠. 파3 홀은 구멍에 공을 3번 만에 넣으면 파가 되는 거고, 1타를 더 쳐서 4번 만에 넣으면 보기가 되는 거죠. 규칙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파크골프에도 파3, 파4, 파5 홀이 있습니다. 다만, 아무래도 몸을 움직이는 면에서 젊은이들보다는 쉽지 않은 시니어 골프이다 보니 규모가 작습니다. 그래서 경기에 걸리는 시간은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이고, 최종 홀까지 마무리하고 난 후 최종 스코어가 제일 적게 나온 사람이 승리합니다. 다음은 장비에 대해 알아봅니다. 파크골프도 명색이 골프니까 꽤 많은 장비가 필요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골프채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1개만 있으면 됩니다. 종류와 브랜드는 여러 가지가 있으니까 자신의 취향에 맞는 골프채를 구매하시면 됩니다. 아직 어떤 걸 써야 할지 모르겠다면, 그냥 동네 파크골프장에 가셔서 대여로 사용해 보신 후에 쉬엄쉬엄 정해도 됩니다. 골프공은 일반 골프에서 사용하는 공하고 일단 외관부터 다릅니다. 조금 크고요, 골프공처럼 홈이 나 있지 않습니다. 세 가지 종류가 있는데, 자신의 구력과 구질에 맞는 공을 사용하시면 됩니다. 이 외에도 스윙을 할 때 미끄러지지 않게 할 장갑, 골프채를 구매하신다면 넣고 다닐 골프백, 그린 위에서 미끄러짐을 예방해 줄 골프화, 햇빛을 가릴 수 있는 모자 등이 필요하겠지만, 일단 파크골프장에 나가셔서 게임에 참여하는 횟수를 늘려 가시다 보면, 이 스포츠가 자신에게 잘 맞아 장기적으로 즐겨야겠다는 결심이 서시면, 스스로에게 필요한 장비가 무엇인지는 자연스럽게 알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이제 나도 파크골프 쳐볼까?
역시 아는 만큼 보이고 들리나 봅니다. 기획 작업을 하곤 했던 한 방송제작사 대표가 몇 달 전에 무슨 어르신들이 주인공으로 출연하는 골프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이번에 확인해보니 파크골프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지난 1월 NBS에서 방영된 <18홀의 승부사>입니다. 전 세계 60개국에서 즐기는 생활체육 스포츠인 ‘파크골프’로 출연자와 농민 고수들이 한판 대결을 겨루는 프로그램입니다. 촬영을 하러 지방 출장 자주 간다는 얘기 들었는데, 요즘 각 지자체들에서 파크골프장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고 합니다. 유튜브에 있으니 이제라도 시청해 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파크골프는 남녀노소에게 좋겠지만 특히 시니어에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운동과 동시에 친목을 도모할 수 있죠. 그렇다면, 내가 어렵지 않게 찾아갈 수 있는 파크골프장을 찾아야 할 텐데요, (사)대한파크골프협회 홈페이지를 들어가면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전국에 있는 360개의 파크골프장 목록이 있으니까,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동네에 파크골프장이 있는지 알아보시면 됩니다. 어떻습니까. 우리 동네에 파크골프장이 있다면, 필드로 나가 맘껏 골프채 휘둘러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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