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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작가가 풀어보는 시니어 정보

급증하는 키오스크, 시니어는 내 탓이오, 내 탓이오

by 듀스원 2023.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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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정보단말기로 풀이되는 키오스크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용하는 사람들은 비대면으로 편리하다고 합니다. 사용자는 키오스크를 임대하는 비용이 인건비보다 훨씬 부담이 덜 간다고 합니다. 그래서 늘어나는가 봅니다. 하지만, 늘어나는 키오스크에 노인과 장애인의 가슴은 답답해집니다. 해결 방법은 없을지 알아봅니다.

 

키오스크가 늘어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자료에 의하면, 공공이나 민간부문에 설치된 키오스크 수는 2019년 18만 9951대에서 2022454741대로 무려 2.4배가 늘어난 걸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키오스크를 가장 많이 접하는 요식업계의 통계는 놀랍습니다. 20195479대에서 2022년 8만 7341대로 3년 사이에 무려 16배 정도가 늘었습니다. 그야말로 폭발적인 증가입니다. 왜 이렇게 늘어나고 있는 걸까요. 편리한 데다 비용 절감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 시대를 거치면서 비대면으로 주문을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 익숙해졌습니다. 업주들은 키오스크를 한 달에 10~15만 원가량 대여비를 내면 직원 1명의 인건비를 부담 안 해도 되니 꽤 큰 비용절감을 가져옵니다. 1인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것도 한몫합니다. 주문을 받고 조리도 하고 손님도 응대해야 하고 계산까지 해야 했던 노동환경이 키오스크 설치로 꽤 많은 노동을 안 해도 됩니다. 아마도, 키오스크의 증가 추세를 거스를 수 없을 것입니다.

 

시니어에겐 결코 쉬운 게 아닌 키오스크 이용

키오스크가 늘어나는 건 인정할 수밖에 없다 해도, 사용 편의성이라도 좋다는 별 문제는 없을 겁니다. 장애인들이 접근하기에는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 휠체어를 타고 있는 장애인이 위로 손을 뻗을 수 있는 일반적인 높이는 122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높이 아래로 내려와 휠체어에 타고서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키오스크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장애인은 전용 키오스크라는 대안으로 논의해 볼 수 있겠지만, 문제는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세대인 시니어들입니다. KS 표준에서는 키오스크의 글자 크기로 세로 12mm 이상을 규정하고 있지만, 이보다 작은 글씨가 보이는 키오스크는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광고의 비중이 너무 크거나 영어로 표시되는 항목들도 적지 않아 많은 시니어들을 좌절에 빠뜨립니다. 한국소비자원의 2022년 실태조사 결과에 의하면, 65세 이상 고령층 10명 중 6명 이상은 키오스크 조작 자체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문제는 단순히 조작에 어려움을 느낀다는 데서 그치지 않습니다. 같은 자료에 의하면, 키오스크를 이용하다가 중도에 그만두었다면 무슨 이유로 그러했느냐는 질문에 71.2%의 시니어들이 뒷사람에 대한 눈치를 보게 되었음을 얘기했습니다. 어쩌면 이 부분이 더 큰 문제일 수도 있겠습니다. 대대적인 캠페인을 벌여 앞에서 어르신이 쩔쩔 매더라도 짜증 내지 말고 기다려주시라고 하는 건 미봉책에 지나지 않습니다. 솔직히 50대 후반인 나도 맥도널드 매장에 설치되어 있는 키오스크를 사용하려 하면 헷갈릴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뒤에 기다리는 사람이 없어서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친 후에 겨우 주문하곤 했습니다. 근데 그걸 참고 기다리라고 한다고? 십 수년을 캠페인 해오고 있는, 전철 문이 열리고 타고 있던 승객이 다 내린 다음에 비로소 승차해야 하는 당연한 행동 에티켓조차 지키지 않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가요. 대중의 인식에 뿌리가 내려 박힐 정도로 행동을 습관으로 만드는 건 시간이 훨씬 더 많이 필요로 합니다. 무엇보다 임팩트가 큰 아이디어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키오스크에 대처하는 시니어를 위한 디테일은 구조나 시스템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봅니다.

 

시니어를 위한 디테일을 살리는 키오스크가 보고 싶다

며칠 전 쓴 시니어의 디테일이라는 내용의 글에서 역삼역에 있는 한 은행의 ATM 기기를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시니어를 위한 배려심이 철철 넘치는 기기였죠. 입금, 출금, 송금이 아닌 돈 찾기, 돈 넣기, 돈 보내기, 통장 정리라는 간단명료한 메뉴가 감동적이었습니다. 또한 기존 ATM 기기의 10여 가지나 되는 항목들은 일목요연하게 딱 4개로 통폐합 한 강단이 돋보였습니다. 현장에 가보지 않아서 구체적인 그곳의 상황은 알 수 없지만, 아마도 젊은 세대는 그렇게 생겨 먹은 ATM 기기를 보는 순간 그곳에 줄을 서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자연스럽게 시니어 친화적인 기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그러한 발상과 배려심을 키오스크에도 적용해 보면 어떨까요. 식당에서 주문을 하려면 어떤 음식이 있는지와 각 음식들의 가격만 알면 됩니다. 키오스크 항목은 2가지면 될 겁니다. 메뉴 항목과 가격. 그리고 카드 넣는 장치. 일단 이 정도만으로도 사용이 되는 키오스크부터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싶습니다. 키오스크를 대여하면 시니어 전용 키오스크도 의무적으로 들여놓도록 하는 겁니다. 시니어 부분은 국가에서 전액 혹은 일정 부분 지원해 주면 금상첨화입니다. 버튼의 위치도 122아래로 하고요. 이렇게 되면 시니어, 장애인은 물론이고 어린이 고객들도 좋아할 겁니다.

정부도 키오스크 확산에 따른 문제를 인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2019녀부터 과기부 등에 대책반을 꾸려서 관련 제도와 키오스크 기기에 대한 개선을 위해 궁리 중이라고 합니다. 20225월에는 기술 표준 등을 만들어 장애인과 노인 등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키오스크를 공공기관이 우선적으로 구매하도록 하는 고시를 제정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은 고령층을 배려하는 키오스크 보급을 명시한 노인복지법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여기에 소프트웨어 표준을 마련해 나간다면,, 이 문제도 좋은 방향으로 되리라 봅니다.

언제나 그렇듯 현상이 일어나고 문제가 생기고 법과 제도가 뒤를 이어갑니다. 각각의 거리를 좁혀나가는 속도가 그 사회의 발전 여부를 가늠하는 잣대가 됩니다. 키오스크 문제 정도는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수많은 사안들에 비하면 쉬운 문제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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