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를 되돌리기 위한 연구가 세계 곳곳에서 한창입니다. 실리콘밸리의 거물들도 거액의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세포의 생체시계 거꾸로 돌리기, 노화 세포를 공격하여 제거하기, 젊은 피로 노화를 방지하기 등 세계 최첨단 노화와의 전쟁 현황을 알아봅니다.
노화는 질병이다?
2020년에 발간된 책 <노화의 종말>이 던진 충격이 컸습니다. 저자 싱클레어 교수는 미 하버드대 의대에서 30년간 노화와 유전에 관해 연구해 온 분인데요, 명확하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노화는 질병이다.” 그렇기에 노화라는 질병도 다른 여러 질병과 마찬가지로 치료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포인트는 무엇일까요. 그에 의하면 인간 노화의 비밀을 쥐고 있는 핵심은 '텔로미어(telomere)'라는 DNA 입자입니다. 텔로미어는 염색체의 끝부분을 감싸고 있는데요, 세포가 분화를 하거나 시간이 지날수록 길이가 짧아진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다시 말해 노화가 진행된다는 건 텔로미어의 길이가 짧아진다는 걸 의미합니다. 결국 텔로미어의 길이를 길게 유지할 수만 있다면, 노화를 방지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이러한 주장에 반대 의견을 내는 전문가도 적지 않습니다. 노화를 질병으로 보는 이론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식습관의 관리와 운동 및 절절한 생활습관으로 노화를 늦추는 일은 할 수 있겠지만, 나이를 거꾸로 돌리는 항노화, 즉 안티에이징은 인간의 영역이 아니라는 관점입니다. 하지만 국제보건기구(WHO)에서 2018년 노화에 질병 코드를 부여하였습니다. 예방과 치료가 가능한 영역이라는 뜻입니다. 어쩌면 노화를 질병으로 보느냐 보지 않느냐는 본질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늙고 싶지 않은 인간의 욕망은 언제나 존재하고 있는, 마치 본능과도 같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세계의 첨단 과학, 의료 현장에서는 노화를 막기 위한 방법들이 다채로운 방향으로 연구되고 있습니다.
시니어를 젊어지게 하기 위한 최첨단 연구들
첫째, 세포의 생체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연구입니다. ‘야마니카 인자’가 있습니다. 일본 교토대 야마니카 신야 교수가 찾아낸 성체 세포를 원시 상태로 돌릴 수 있는 네 가지 인자입니다. 이를 주입하여 ‘유도만능 줄기세포’를 만들어냈습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생명과학연구소는 53세 실험자의 성체피부세포에 야마니카 인자들을 주입하여 23세의 피부 세포로 되돌리는 데 성공했습니다. 무려 30년의 세월을 거꾸로 돌렸습니다. 하지만 아직 완벽한 기술은 아니라고 합니다. 연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둘째, 노화 세포를 제거하는 연구입니다. 위의 방법이 세포를 회춘시키는 방식이라면, 이 연구는 노화 세포를 골라서 아예 없애는 방법입니다. 미국 메이요 클리닉 연구진은 실험쥐에 노화 세포를 제거하는 물질을 투여한 결과 수명을 17~35% 늘린 연구 결과를 2016년 발표했습니다. 일본 준텐도대 의대에서도 백신을 주입해 노화 세포를 제거하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이렇게 노화 세포를 저격하여 제거하는 연구는 사람을 대상으로 검증하는 임상시험이 계획되어 있습니다. 셋째, 젊은 피를 수혈하는 방식입니다.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는 수혈을 통한 젊어지는 연구를 가장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2014년 토니 와이스 코레이 박사팀은 젊은 쥐와 늙은 쥐의 혈관을 연결하여 혈액을 공급하는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늙은 쥐의 근육이 젊은 쥐의 근육 못지않게 회복력이 빨라지고, 두뇌도 젊어지는 과정을 확인했습니다. 또한 젊은 쥐에서 채취해 낸 혈장을 늙은 쥐에게 투입한 결과 늙은 쥐의 노화를 막고 기억력까지 향상이 되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의대 연구진은 늙은 쥐에게 젊은 쥐의 혈액을 반복적으로 투여한 후 늙은 쥐의 기억력이 좋아진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사업으로 연결시킨 사례도 나왔습니다. 미국 기업 암브로시아는 2018년 16~25세 청년들의 혈액을 공급 받은 다음 35세 이상의 나이든 자들에게 주입하는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상당한 고가임에도 인기를 모았습니다. 이듬해 FDA가 경고를 하자 수혈 사업을 중단했습니다. 네 번째 연구는 장수하는 동물에서 노화를 거스를 수 있는 비밀을 알아내겠다는 생각입니다. 구글의 창업자들이 2013년 세운 칼리코는 ‘벌거숭이 두더지쥐’를 연구 대상으로 확정했습니다. 이 동물이 늙지 않는 비결은 DNA에 손상이 생겨도 이를 바로 잡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데 있었습니다. 바닷가재도 대표적인 오래 사는 동물입니다. 특히 미국 랍스터는 바다 밑바닥에 서식하면서 최대 100년까지 생존합니다. 최근 60년간 단 한 마리만 암에 걸렸다는 점이 최대의 특징입니다. 미국 글로스터 해양유전체학연구소는 2019년 미국 바닷가재 유전체 중 72%를 분석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관련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노화와의 전쟁에 뛰어든 실리콘밸리 거물들
시간을 거꾸로 돌리는 연구에 대해서는 실리콘밸리의 거물들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챗GPT를 만든 오픈AI의 샘 올트먼은 한 생명공학 스타트업에 1억 8000만 달러를 투자했습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 페이팔 창업자 피터 틸 같은 이들도 항노화 스타트업에 투자했습니다. 모두가 세포를 재프로그래밍하거나 노화 세포를 제거하거나 하는 항노화 연구를 하는 기업들입니다. 지난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생성형 AI가 나왔던 것처럼, 머지않아 인류의 숙원을 푸는데 실마리를 줄 결과가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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